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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성명서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제주동물친구들입니다.
동물과 인간이 생태계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제투칼럼]가족이 아니라면 파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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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주동물친구들 작성일25-05-14 23:22 조회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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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가족'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를까.

따스하고 아련하고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만 한가득인가.

때로 '가족'이란, 징글징글하고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 계륵같은 존재일 경우도 있다.

동물사랑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있다.

그 느낌이 따스하게 다가오는 건 유아나 초등 저학년 까지일 뿐 정작 성인으로 갈수록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하기란 쉽지가 않다.

♤가족의 해체

벌써 8년 전 이야기이다.

사회복지사님의 도움요청으로 알게된 한 가족이 있었다.

엄마는 집을 나가 연락 두절인 상태였고 아빠는 수감되었다. 그리고 그 집에는 시설로 보내지게 될 초등 남자 아이와 요키(요크셔테리어) 한마리가 있었다.

서둘러 요키를 데려와야 했다. 요키는 7월의 더운 여름 날임에도 때에 찌들어 냄새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아마도 엄마가 집을 나가면서 입혀둔 채로 방치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요키는 새로운 가족을 만났고 개를 포함한 4인 가족은 그렇게 뿔뿔이 해체되었다.

♤소년의 이야기

요키를 데려오고 난 며칠 뒤,  초등학생이었던 그 집 아들로부터 요키 사진을 받아 보고싶다는  문자를 받았다.

요키만큼이나 방치되어 살았을 소년에게 요키는 유일한 정붙이였을 것이다. 함께 외로움을 이겨내며 마음을 나누었을 요키마저 곁에 없던 소년은 요키가 그리웠을 것이다.

소년에게 사진을 보냈다. 요키 걱정은 하지 말고 씩씩하게 생활해 달라고 말해주었다.

먹먹함이 가슴 깊이 자리했다.

소년의 부모는 비록 살아있었지만 소년을 돌보지 않았다. 엄마는 말없이 떠났고 아빠는 무책임하게 사고를 쳤다. 소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금쯤 다시 만난 가족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소년에게 고통뿐이라면?

이제는 성인이 된 소년에게 과감히 도망쳐도 된다고, 가족을 버려도 된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불편한 이야기

반려동물은 가족이다. 그렇기에 평생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평생 책임'이 강조되다 보니 간혹 사랑없이 고집스럽게 반려동물을 붙잡고 있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본인이 선택한 것도 아닌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다.

보호자 입장에서 동물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은 '못쓸 짓'이기 때문에, '나는 몹쓸 인간이어서는 안되겠기에' 그러지도 못한다. '반려'라기 보다는 '짐'이 되어버렸고 동물은 애정에 굶주려 더욱 매달린다.

그럴수록 보호자는 더욱 짐스러워 진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 불행하다. 소년에게 그랬듯이 동물에게 도망쳐도 된다고, '가족'을 버려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이런 경우 우리는 보호자에게 파양을 권고한다.

♤가족의 의미

가족이란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존재다. 서로의 힘든 시기를 버텨내게 해주는 힘이 된다. 같이 공유할 추억을 만들고 사랑으로 지지해 주는 관계이다.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며 나의 반려동물을 바라보자.

나는 그들에게 기쁨인지, 그들은 나에게 기쁨인지. 서로가 힘이 되어 주고 있는지 혹은 서로에게 아픔만 주고 있는지.

물론 사랑하는 만큼 상처받는 관계가 가족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것이 극복할 수 없는 고통뿐이라면 가족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도 있어야 한다.

사랑없이 의무만 남아있는 관계는 더이상 가족이 아니며 서로를 힘들게 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나도 그들에게 그렇다면, 더이상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주지말고 사랑하시라. 치열하게 사랑해 주시라.

김미성 제주동물친구들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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